영국은 한 지붕 네 가족, 왜 그런 거예요?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식민지 시대에 영국은 전 세계 곳곳에 영토가 있었어. 그래서 영국 본토에 밤이 찾아와도 세계 어딘가에 있는 영국 식민지에는 해가 떠 있을 거라는 걸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야. 20세기 초반만 해도 43개의 식민지를 갖고 있었던 영국은 전 세계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었어.

 

영국의 정식 명칭은 그레이트브리튼 북아일랜드 연합왕국(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이야. 너무 길지? 그래서 UK 또는 브리튼으로 줄여서 불러.

‘연합왕국’인 영국에는 여러 가족이 살고 있어.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가 구성원이지. 영국은 어떻게 해서 한 지붕 아래 여러 나라로 되어 있을까?

 

아주 오랜 옛날, 영국 섬에 살던 민족은 켈트족이야. 그런데 지금의 덴마크 지방에 살던 앵글로색슨족이 쳐들어 와서 켈트족을 밀어내고 현재의 잉글랜드 지역을 차지했어. 쫓겨난 켈트족은 변방인 웨일스, 스코틀랜드, 서쪽 바다 건너의 아일랜드로 흩어졌지.

 

영국 남서쪽에 위치한 웨일스는 한때는 왕국이었지만 1282년 잉글랜드의 에드워드 1세와의 싸움에서 패하면서 사라지고 말았어. 이후 잉글랜드의 왕자가 다스리는 영지로 있다가 1536년 영국 연방에 합병되었지.

 

영국 북부지역인 스코틀랜드는 13세기까지 잉글랜드에 밀리지 않는 국력을 갖고 있었어. 그러다가 1603년 잉글랜드와 같은 왕을 모시게 되면서 연합관계에 들어가고, 그 100년 뒤에는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의회가 통합되면서 연합왕국을 형성하게 됐어.

작지만 힘 센 나라 영국과 잉글랜드 섬의 나라들.

 

북아일랜드는 아일랜드 섬의 북동부 지역이야. 이 지역은 12세기에 잉글랜드 귀족들에게 정복되었지. 남쪽의 아일랜드 사람들은 계속해서 독립된 나라를 바라는 ‘아일랜드 민족운동’을 벌였어. 영국도 결국 두 손을 들었단다.

 

하지만 모두가 뜻을 같이 하진 않았던 모양이야. 독립을 바라는 중부와 남부 지역과는 달리 북부 지역은 자신들의 뿌리가 있는 영국 쪽으로 들어가길 원했거든. 그래서 영국 연방에 들어간 지역이 북아일랜드가 되었어.

 

영국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인종은 잉글랜드계야. 잉글랜드계가 비율이 높다보니 자연스럽게 국어는 잉글랜드어, 즉 영어가 되었어. 그 외에도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에서 사용하는 게일어, 웨일스에서 사용하는 웨일스어가 있어.

 

‘그레이트브리튼 북아일랜드 연합왕국’이라는 긴 이름 말고 그냥 ‘영국’으로 부르면 편할 텐데 왜 네 나라는 완전한 하나로 뭉치지 않는 걸까?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는 한때 자신들을 지배했던 잉글랜드에 여전히 반감을 갖고 있어. 잉글랜드 대표팀이 프랑스와 축구경기를 하면 스코틀랜드에서는 프랑스를 응원할 정도라고 하니 말이야.

그리고 저마다 자체적으로 언어와 문화를 유지하고 싶어 해. 그래서 영국도 굳이 싸움을 일으키는 통일 대신 자치권을 인정해주기로 한 거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단일 축구팀을 만들었던 네 가족

 

세계인의 축구 축제인 월드컵을 봐도 알 수 있어.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각각 축구협회를 따로 가지고 있어서 월드컵에도 별도로 참가하거든.

그렇다면 다른 관점에서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거야. 영국을 미워하면서 왜 각 나라는 완전히 독립하지 않는 걸까?

 

네 나라가 한 나라처럼 운영되면서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많은 교류가 오고 갔겠지? 그러는 사이 독립의식이 많이 흐려졌어. 하지만 2014년 스코틀랜드에서 독립 주장이 있었고 찬성과 반대를 묻는 주민투표까지 가서 영국을 긴장시켰지. 영국은 더 많은 자치를 허용하겠다면서 스코틀랜드를 설득했어. 그 때문인지 투표 결과도 그냥 영국 연방에 남는 것으로 나왔단다.

 

세계 사람들은 2012년 런던올림픽 축구를 주목했어. 올림픽은 축구협회 단위로 나오는 월드컵과는 달리 나라 단위로 참가하는 대회거든. ‘연합왕국’을 대표하는 축구협회가 없다 보니 UK 또는 브리튼의 이름으로는 지금까지 올림픽에 참가한 적이 없었지.

 

하지만 올림픽 주최국이 되자 이례적으로 4개의 축구협회가 하나의 단일팀을 구성해서 출전했어. 최초로 연합 축구팀을 구성한 영국은 어떻게 됐을까? 영국은 우리나라한테 승부차기 끝에 져서 8강에서 떨어졌어. 우리나라는 더 올라가 동메달을 땄고 말이야.

올림픽에서 함께 뛰었던 네 나라. 모처럼의 단합이 지역 갈등을 해소하는데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

**출처: 북네스트 펌자료.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6944688&memberNo=32230386